12월이 되었다. 한 해가 끝나가는 마지막 한 달.
끝, 이라는 것은 사람을 괜시리 감상적이에 만드는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무엇을 해왔는가, 무엇을 이루었는데
짙은 후회와 회의감을 나김다
무엇하나 보람찼던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무관심을 가장한 두려움으로 그렇게 또 1년을 보내었다
집안의 문제는 예상치 못한 그림으로 결말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래, 내가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단지 과정의 결과일 뿐이다
가끔은 자다가 문득 일어나 태양이 죽어버린 밤에서
형광등의 어슴푸레한 불빛에 의존해서
공책에 무언가를 휘갈기고는 한다
어떠한 글을 쓰고 싶은지
어떠한 말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정하지 않고서
그저 손이 가는데로 마음이가는 데로 복잡한 머릿속을 하나하나씩 풀어가면서
그렇게 글을 쓴다
나는 언제쯤 남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을 그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나 할까
지난 1년 간을 돌아보면
아무런 것도 하려고 하지 않았던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서
그리고 다음 1년 동안 아무 것도 하려고 하지 않을 내 자신이 너무나 불쌍해서
두터운 이불 속에서 숨죽여 눈물을 삼킨다
사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분명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도 더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나는 내 삶이 불쌍해지고
내가 불쌍해진다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한채
그렇게 생명의 불꽃을 조용히 꺼뜨리고 있는 내 자신을 돌아볼 때마다
역겹게도 그렇게 나를 동정한다